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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춘은 '힐링'에 열광하는가

by Gyool posted Jun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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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힐링'은 '인생에 대한 선순환적 가치관'에 대한 담론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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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서점들이 계산대 앞에 늘어놓은
자기개발서들의 띠지에 적힌 카피 키워드를 보면
'올해의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올해,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은 키워드는 단연 '힐링'.
잠깐 팔리다 말 흔한 베스트셀러, 싸구려 인터넷기사,
그저 트랜드에만 편승해서 사람들의 도마에
잠깐 오르고 사라지는 문장들 속에 '힐링'이 범람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고학력 세대이면서도
역사상 가장 저 취업률에 허덕여야만 하는 세대.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여유로운 시대(열매와 거품의 시대)를 살았던
부모세대를 가진 이유로 이해받지 못하고,
적절한 멘토조차 찾기 힘든 세대.

이 세대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어느정도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그 '힐링'이란 단어로 포장되어
돌아다니고 팔리는 이야기들의 내용에 있다.

과연 사람들의 상처가 그저 취직과 돈 때문일까.
나는 이 시대의 상처가 경제적 문제가 아닌
핵가족화와 그로인한 관계의 파편화,
개인주의화로 부터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 세대는 외롭다. 지독하게 외롭다.
그러면서도 사람들과 섞이기를 거부한다.

게다가 부모와 우리 세대간의 갈등은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만큼 골이 깊다.
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최근 십수년동안 급격하게 진행되어
'일처리와 사고의 방식'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사회 각 분야의 디지털화도 세대간 간극을 넓히는데 한 몫 했다.

그렇다보니 우리 세대는
축적된 사회적 담론 위에서 시작하는 깊은 고민,
인생의 멘토로부터 배우는 깊이 있는 대화,
살을 부대끼는 커뮤니케이션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배우기 보다는,
그저 보이는 것을 통해 체득하고 적응하며
살아야만 하는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더구나 이런 환경 속에서, 인터넷을 필두로한 미디어의 홍수는
볼 만한 것은 없으나 볼 것은 많은 변태적인 상황마저 조장했다.

결국,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남들이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인생'을
완성하기에 급급한 삶을 살게 되었다.

좋은 학벌, 좋은 직장, 좋은 차, 좋은 집,
있어보이는 취미생활, 문제없어 보이는 사생활.

그것들이 왜 필요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것들을 정말로 좋아하는가도 중요하지 않다.
사실 왜 필요한지 물어볼데도 없다.
그저 내가 그것을 성취하고,
남들로부터 부러워함을 느끼게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이런 가치관 이 장악하는 삶 속에서
연애와 결혼마저도 그럴싸한 인생을 완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스펙'으로 여겨진지 오래되었다.

모두 비슷한 목적의 삶을 살다보니
주변사람들마저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보다는
그저 '경쟁자'이며 '비교대상자'가 되기 일쑤다.

성취에 실패하면 자괴감과 함께
인생무상에 대한 회의가 밀려오게 되고,
성취에 성공하더라도 그 성취로 인한 주변사람들의
값싼 부러움의 약빨이 떨어지면
부러워하던 사람들을 경멸하며 알량한 나르시시즘으로
더 깊은 허망함에 빠지게 되는 것은 결정된 수순이다.

이렇듯, 자기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남들이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인생'을 성취 하는데만
인생의 에너지를 소비하다보니,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이 공허하다.

그리고 다른 삶의 공식을 모르다보니
삶이 공허해질 수록 의미없는 성취에 더 목맬 수 밖에 없게 된다.

타인의 삶도 다를 것이 없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면 모두 너무 열심히 살기에만 바쁘다.
그렇다보니 모든 자기문제의 귀인을 '게으름'으로만 돌리며
'더 열심히 살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물어볼데가 없는데 보이는 것이
그런것들 뿐이니 어쩔수 없지 않나.
전형적인 악순환의 구조다.

하지만, '힐링'을 내세운 자기개발서들은 그저 판에 박힌 소리만한다.
"너는 태생적으로 소중한 사람이다.", "충분히 잘 살고 있다.",
"모든 것은 오해다.", "지금을 견디고 성공하면 괜찮아진다",
"힘들면 여행을 떠나라, 미지의 곳에 가면 답이 짠하고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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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리하면 '셀프힐링'이다.
이 시대는 어떻게 생겨먹은 것이 힐링마저도 개인주의적이다.

나는 각종 1:1 멘토링과 강연과 인터뷰와 잡글들을 통해 끊임없이 주장한다.
1.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힐링'은
'인생에 대한 선순환적 가치관'에 대한 담론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으며,
2. 그것은 '관계(Relationship)를 통한 개개인의 인간성 회복'의
사회적 인프라가 기반되어야만 한다.
3. 무엇보다도 '빠르게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방향의 성취를 하는 것이 더 좋다.
남이 보기에 성취가 비교적 늦고 작더라도 괜.찮.다.!'고 가르치는 것이
이 시대 부모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교육혁명의 첫단추이다.

하지만 하나의 대상에 1분 이상 집중할 줄 모르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는 내 이야기마저
'자기개발의 수단적 방법론'으로만 이해하는데 그친다.

애석하지만 이는,
내가 평생에 걸쳐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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